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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07일 (토) 21:57
미주총연 유명무실…현직한인회장 협의체로 가야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계속되는 분규로 제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150여 개가 넘는 미국 한인회를 대표한다고 내세우지만 회장 선거를 놓고 벌써 몇 년째 갈등이 지속돼 유명무실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한인 100만 명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 로라 전(한국명 전수연·58) 씨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누구 편을 들어도 공격을 받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며 "미주총연은 국내외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과 충고의 목소리에 자극을 받고 반성해야 하며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주총연은 25대 선거 때부터 27대까지 이정순 대 김재권, 김재권 대 박균희 후보 간 치열한 다툼을 벌였고, 소송전도 불사하는 등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재외동포재단은 분규 단체를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은 것은 물론 대표단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미주총연 회장과 간부들은 세계한인회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250만 재미동포의 애로사항을 고국 정부에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이슈나 쟁점 사안 등의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27일부터 서울 잠실의 롯데 호텔에서 열리는 '2017 세계한인회장대회'에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대신 재외동포재단은 198개국 740만 명의 재외동포 가운데 재미동포가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을 내세워 올해는 미국 몫으로 LA와 뉴욕 한인회장을 운영위원으로 공식 초청했다. 두 회장이 사실상 미국을 대표한 것이다.

전 회장은 미주총연의 갈등을 태생적인 한계로 보고 있다. 유럽한인총연합회 등 다른 대륙처럼 현직 한인회장들을 중심으로 단체가 꾸려지고 운영돼야 하는데 미주총연은 전직 회장들이 주요 멤버여서 친목단체처럼 변질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주총연도 현직 한인회장들이 주도해 나가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재미동포 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 제도 폐지, 한미 FTA 재협상 등의 문제가 대두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주총연이 손을 놓고 있어 당장 급한 대로 LA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뉴멕시코, 인랜드, 오렌지카운티 북부 등 대도시 현직 한인들이 최근 한자리에 모여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며 "개별 한인회가 움직이면 영향력 행사가 반감되기에 '미국 현직한인회장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협의체가 제대로 운영이 되면 미주총연을 대신할 수도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전 회장은 DACA 제도 폐지는 이민자들의 꿈을 짓밟는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 백악관과 의회에 보냈고, 한미 FTA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도 '협상은 합법적이고, 재협상은 외교 관례상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편지에 담아 또 보낼 계획이다. 다른 대도시 한인회도 전 회장과 보조를 맞추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미주총연 분규 사태를 지켜보면서 전 회장은 하루빨리 1.5∼2세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난해 7월 33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내세운 화두가 '차세대 정치력 신장'이다. 자신이 루실 로이발 앨러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 보좌관을 지냈기에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 등록운동을 전개했고,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PAC'(Political Action Committee)를 발족해 체계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한인 풀뿌리 운동 콘퍼런스' 운영도 돕고 있다.

올해 4·29 폭동 25주년을 맞아 흑인커뮤니티와 대규모 프렌드십 행사도 펼쳤다. 이 행사에는 LA시 현직, 전직 시장, 시의원, 경찰국장 등 인사들이 총출동했다고 한다.

"정치력 향상은 다른 커뮤니티와의 화합과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해요.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에티켓이 몸에 배고, 어떻게 하면 화합할 수 있는지 앞장서 나설 때 리더십이 생긴다고 봐요."

그는 오는 12월 한인과 타인종 청년들을 모아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노하우를 알려주는 1박 2일 캠프를 기획하고 있다. 이 일은 한인회 내 젊은 이사들이 맡아서 준비한다.

부산 출신인 그는 1980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했고, 버클리대를 졸업한 뒤 보좌관을 지내고 한인회 이사, 수석부회장을 거쳐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한국문화유산재단 회장과 비영리 단체 한인건강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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